클래식과 모던이 융합된 새로운 사케
사케라고 하면 대자연으로 둘러싸인 시골에서 제조될 것 같은 느낌이지만, 실은 도쿄에도 양조장이 있습니다. 깐깐하게 만들어진 “도쿄의 사케”를 알아보고자 아홉 군데의 양조장과 도매점을 둘러보았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사와노이” 등을 제조하고 있는 오자와 주조입니다.
JR 오메선의 사와이역에 내려서면 눈 앞에 짙게 우거진 녹음이 펼쳐진다. 공기가 맛있음을 느끼며 역 앞 언덕길을 느긋하게 걸어 내려가자 어느새 오자와 주조의 문이 나를 반긴다.

“당시의 고문서에 따르면 에도시대 중기인 겐로쿠 15년에는 이미 양조가 행해지고 있었던 듯 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오자와 주조 대표이사 사장인 오자와 미키오씨.

오자와 가문은 예로부터 이 지역에서 임업을 비롯해 다양한 상업을 해 왔는데, 그 중 하나가 양조업이었다. 300여년간 변함 없는 것이 바로 “물”. 사와이라는 지명은 풍부한 명수가 개울이 되어 흐른다 하여 붙여졌다. 오자와 주조의 사케 브랜드인 “사와노이”도 이 물에서 연유한 것이다. “우리 양조장의 술맛을 좌우하는 것, 와인으로 말하자면 떼루아는 틀림없이 이 땅의 물일 것입니다”라는 오자와씨.
담금수로는 두 가지 우물물을 사용하고 있다. 그 하나는 “양조장 우물물”. 지치부 고생층의 암반을 판 동굴 깊숙한 곳에서 중경수가 샘솟는 우물을 찾아낸 것이다. 다른 하나는 산에서 끌어온 연수가 샘솟는 “산의 우물물”이다. 오자와씨는 이렇게 설명한다.
“기모토 양조와 같이 에도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 사케에는 미네랄이 풍부한 중경수가 최적입니다. 한편, 현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향이 풍부하고 화려하며 부드러운 맛을 내는 사케에는 연수가 적합합니다. 두 가지 물을 다 갖추고 있어 클래식한 사케와 모던한 사케를 둘 다 제조할 수 있는 것이죠.”

양조의 원점을 중시하면서 새로운 사케를 빚어내다
클래식과 모던. 두 가지 스타일이 융합된 새로운 사케가 탄생했다. 도쿄라는 이름을 사용한 “기모토 준마이긴조 도쿄 구라비토”다.
“양조의 원점으로 돌아가 그 원점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기모토 방식을 채택. 하지만 기모토는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에서 특색이 강하기 때문에 현대의 트렌드인 긴조 방식을 술의 질과 맛에 반영시켰습니다.”

오자와씨의 설명을 들으며 바로 시음해 보았다. 기모토 방식 특유의 강렬하고 기분 좋은 산미와 함께 풍부한 향과 세련된 맛. 일식은 물론 양식과도 잘 어울릴 듯한 사케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조합이 있다. 전통 방식 그대로의 술통 양조를 부활시킨 것이 그것. 뒷산에 있던 수령 300년의 삼나무가 쓰러지는 일이 있었는데, “양조장과 같은 물을 머금고 같은 시간을 지내온 삼나무와 앞으로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습니다.”라는 오자와씨. 하지만 지금은 술통 장인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시대다. 오사카까지 목재를 운반해 제조를 부탁했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술통 양조 이로하”. 이 또한 기모토 방식으로 뚝심 있고 생명력 넘치는 사케가 완성되었다.
“전통적인 것이 조금씩 진화해 지금에 이르렀고 다시 새로운 것이 태어나는 것입니다. 사케를 즐기며 300년의 역사를 느껴 보셨으면 합니다”라며 오자와씨는 말한다.
양조장 투어의 선구자 국내외의 관광객들이 발걸음 하는 곳
양조장 내부를 견학한 뒤 “사와노이엔”으로. 다마가와 강가에 펼쳐진 풍요로운 자연 속의 정원이다. 사와노이의 사케는 물론 사케 만주와 고추냉이 절임, 가벼운 식사 등을 즐길 수 있다.

지금은 견학이 가능하거나 레스토랑이 병설된 양조장이 많아졌지만, 오자와 주조는 다름 아닌 그 선구자라 할 수 있다. 쇼와 40년대(1965년~) 초에 양조장을 일반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는 청주 전성기여서 텔레비전에 광고를 내는 양조장도 있었어요. 우리 양조장의 선선대였던 조부께서는 양조장을 직접 보고 술을 즐기는 체험형으로 접근해 술의 매력을 알리고자 하셨습니다.”라는 오자와씨.
부지 내에는 담금수로 만든 두부 요리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식당과 미술관이 병설되어 있다. 다마가와 강변을 산책하거나 사이클링, 레저 등을 만끽한 후에 이곳을 찾는 이도 적지 않다. 재방문객이 많고, 최근에는 해외 관광객, 데이트를 하는 젊은 커플, 여성 그룹 등, 다양한 층의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한다.

“도쿄에서 사케를 양조한다는 것, 도쿄에도 이렇게 풍요로운 자연이 존재한다는 것에 많은 분들이 놀라십니다. 이곳 오쿠타마, 그리고 우리가 만드는 사케를 통해 도쿄의 다양한 매력을 접하고 체험하실 수 있다면 기쁘겠어요.”
올해 1월에 23대째 당주가 된 오자와씨. 젊은 당주로 대가 바뀌자 “뭔가 재밌는 기획을 해 주지 않을까?”,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게 아닐까” 하는 기대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오자와씨는 웃는 얼굴로 “그 기대에 부응할 생각은 없어요.”라고 한다. 그리고 그 참뜻을 이렇게 설명한다.
“대대로 축적되어 온 전통 위에 22대 당주인 제가 우리 대에서 한 단 더 쌓아 올리는 것이 중요해요. 지금까지 배양해 온 것들을 더욱 승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대의 큰 변화도 피부로 느낀다고 한다.
“SNS가 보급되면서 저의 양조업자와 술 소비자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워졌어요. 사케가 해외에서 주목 받고 실제로 양조장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아와 주시는 것을 보면 세계 또한 가깝게 느껴집니다. 우리 양조장이 걸어 온 300년이라는 세월, 그리고 그 위에 쌓아 온 것들을 여러분께 잘 전달해 드리고 싶어요. 그것이 제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글: 나카쓰미 아사코)

JR오메선 사와이역에서 걸어서 5분
우편번호 198-0172 도쿄도 오메시 사와이 2-770
TEL 0428-78-8210
양조장 견학/가능, 예약 필수, 1일 4회(11:00, 13:00, 14:00, 15:00) 각 회당 정원 30명
견학 정기휴일/월요일(경축일인 경우는 다음날), 연말연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