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정중앙에 부활한 양조장과 두 남자 이야기
사케라고 하면 대자연으로 둘러싸인 시골에서 제조될 것 같은 느낌이지만, 실은 도쿄에도 양조장이 있습니다. 깐깐하게 만들어진 “도쿄의 사케”를 알아보고자 아홉 군데의 양조장과 도매점을 둘러보았습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에도 가이조” 등을 제조하고 있는 도쿄 미나토 양조입니다.
눈 앞에는 도쿄 타워가 우뚝 서 있다. 정신 없이 지나가는 차량들로 가득한 국도를 지나 자그마한 도로로 접어들자 “도쿄 미나토 양조”라는 간판이 달린 아담한 건물이 자태를 드러낸다.

예전에 도쿄에는 수 많은 양조장이 있었다. 1910년에는 도쿄 23구에 64곳의 양조장이 있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하지만 도시화와 사케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대부분이 폐업에 내몰리게 되었고, 이윽고 도쿄 23구에서는 양조장이 사라졌다.
도쿄 미나토 양조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와카마쓰의 전신 “와카마쓰야”도 그 중 하나였다. 1812년부터 에도의 정중앙에 있는 시바에서 술 양조를 계속해 온. 와카마쓰야는 당시에 지위 높은 무사들의 저택이 있던 사쓰마번의 어용상인이었으며, 막부 말기에는 사이고 다카모리, 가쓰 가이슈, 야마오카 뎃슈와 같은 인물들의 밀담 장소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브랜드 사케 “에도 가이조”에는 에도성의 혈전 없는 양도나 문명개화와 같은 동란의 시절을 살았던 번사들의 삶에 경의를 담아 붙이게 된 이름이다.
메이지 시기에 접어들자 후계자 문제와 주세법 개혁 등으로 인해 경영이 어려워졌다. 그리고 1910년, 결국 약 100년간 이어져 온 양조업을 폐업하기에 이른다. 그 후에는 같은 상호로 식당과 잡화점을 운영해 왔다. 다시 1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고 현재의 사장인 7대 당주 사이토 슌이치씨는 “양조업을 부활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계기는 지역 상점가의 이사를 맡아 지방을 순회하면서였다. 사이토씨는 당시를 이렇게 돌아본다.

“상점가는 대부분의 점포들이 셔터를 내린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그 곳에 있는 양조장에는 사람들이 모였어요. 도쿄에서도 술을 만들 수 있다면 사람들의 발길을 다시 되돌리고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하지만 한편으론 양조업을 하려면 좋은 물과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도심 정중앙에서는 어렵지 않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습니다.”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되던 면허 취득, 포기하지 않고 꿈을 좇다
그런 고민을 단숨에 날려 버리는 계기가 있었다. 당시에 대규모 양조회사의 최고책임자로서 도쿄 오다이바에 개설된 양조 시설에서 술을 제조하던 데라사와 요시미씨와의 만남이 바로 그것. 데라사와씨는 10년에 걸쳐 어뮤즈먼트 빌딩의 협소한 공간에서 “소규모 양조” 기술을 연마해 노하우를 확립했다. 그 작은 양조장에서 만든 술로 감평회에서 상을 거머쥐는 것을 보고 “데라사와씨와 함께라면 술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라는 사이토씨.
사이토씨가 양조장 부활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모습을 본 데라사와씨는 몇 번이나 “포기하는 게 좋겠다”며 설득했다고 한다. 채산이 맞지 않고 무엇보다 양조 면허를 새로 취득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이토씨는 틈만 나면 데라사와씨를 찾아와 끈질기게 설득했다. 그리고 우연찮게도 2009년에 오다이바의 양조장이 문을 닫게 되면서 데라사와씨도 마음을 굳힌다. 거기서부터 사이토씨와 데라사와씨의 양조장 부활을 향한 긴 여행이 시작되었다.

우선은 도부로쿠(탁주)와 리큐어 제조 면허를 2년 들여 취득했다.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겨우 청주 면허를 딴 것은 그로부터 실로 5년 후다. “세무서를 끈질기게 들락날락거리니 결국엔 우리의 끈기에 지고 만 거죠.”라며 사이토씨가 웃는다. 말 그대로 두 남자의 열정이 승리한 순간이었다. 양조장 이름은 도쿄를 따서 “도쿄 미나토 양조”라 지었다.
면허를 취득하는 데 시간이 걸린 덕에 데라사와씨가 작은 빌딩에서 소규모로 양조를 하기 위한 준비는 충분히 갖추어져 있었다. 빌딩 4층에 시루와 누룩 배양실을 두고, 거기서부터 효모와 사케 원액 담그기, 착즙, 병입 등, 양조 공정에 따라 한 층씩 내려간다. 실로 아담하면서도 효율적인 구조다.
양조장이 작기 때문에 저장 탱크는 두지 않는다. 1년 내내 양조하면서 매주 탱크 하나에 해당하는 분량만 담그고, 짜내자 마자 병입해 출하한다. 도쿄의 중심에서 양조하는 이점 덕에 아침에 짜낸 사케를 그날그날 바로 출하하는 것도 가능했다. 아카사카, 긴자, 신바시와 같은 도내 점포에서 아침에 갓 짜낸 사케를 그 날 밤에 마실 수가 있는 것이다.
도쿄에서 태어난 도쿄의 사케, 도쿄라서 맛볼 수 있는 기쁨
만들고 있는 술은 준마이긴조와 준마이다이긴조의 원주뿐이다. 예전의 사케를 부활시킨 “에도 가이조” 준마이긴조 원주는 탱크별로 효모와 제조방법, 알코올 도수에 변화를 주어 그 차이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날로 변화하는 도쿄를 표현한 것이라 한다. 야마다니시키, 오마치, 미야마니시키를 라인업하고 있으며, 전부 원주 특유의 강렬한 맛을 베이스로 부드러운 향과 적당한 산미가 있어 스르륵 기분 좋게 빠져든다. 롯폰기, 긴자와 같은 도쿄의 거리를 연상케 하는 맛과 향의 “도쿄” 시리즈도 인기가 많다.

담금수는 수돗물을 사용. “도쿄의 수돗물은 교토의 후시미나 히로시마의 사이조 등, 일본 굴지의 양조지와 동일한 중경수여서 양조에 적합해요. 게다가 정수 기술이 매우 뛰어나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죠.”라는 데라사와씨. 예전에 사이토씨는 “물이 없다, 환경이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고민을 안고 있었지만, 도심 정중앙에서도 훌륭한 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데라사와씨가 증명해 보인 것이다.
도쿄의 사케를 부활시킨 사이토씨. 하지만 “양조장을 확장하거나 생산량을 늘릴 생각은 없다”고 한다. “도쿄에서만 맛볼 수 있고, 손에 넣은 기쁨이 배가 되는 지역술로 남고 싶습니다.” 사이토씨와 데라사와씨는 다음 100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쭉 이어질 “도쿄의 양조업”을 내다보고 있었다.
(글: 나카쓰미 아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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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휴일/일요일, 경축일












